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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소식 [생산비 절감 농업] 배지·난방 재사용으로 두 배 수확
- 등록일
-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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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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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농업을 일구는 농업경영 전문지 월간 ‘디지털농업’ 4월호 기사입니다.
강원 지역에서는 겨울철 농한기에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땅두릅을 재배한다. 이 시설과 배지를 재사용하면서 고품질 생강을 생산하는 기술이 최근 개발됐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이 재배법은 기존 시설을 활용해 추가 비용이 들지 않고 생강 수확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강은 노지 작물 중에서 단위면적당 소득이 높은 품목으로 꼽힌다. 농촌진흥청의 2023년 농산물 소득조사에 따르면 생강은 10a(300평)당 농가소득이 525만 원으로 마늘(175만 원)·양파(280만 원)보다 월등하고 노지 고추(339만 원)보다도 높다. 양념채소인 생강은 세척·절단 등 단순 가공 후 유통·소비되는 까닭에 외국산의 비중이 클 것 같지만 국내산의 품질이 확연히 좋아 경쟁력이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 재배가 꾸준한 편이다.
그러나 생강 주산지에서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오랜 주산지인 충남과 전북에서 연작장해와 재배 면적 감소로 생산이 줄어드는 가운데, 경북에선 생강 조직배양 기술을 개발하고 경기도는 친환경 병해충 방제법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강원도도 생강 생산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기준 강원 지역 내 생강 생산량은 약 68t으로 50여 농가가 35.3㏊ 규모를 재배했다. 강원산 생강은 고온기 재배에 유리한 환경적 특징으로 품질이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횡성에서 생산한 생강은 도매시장에서 70㎏ 기준 55만 원을 받아 다른 지역산보다 가격이 높았다.
기존 시설 활용하는 수경재배 기술 개발
국내 생강 농가에서는 비가림 시설과 수경재배 기술 도입이 한창이다. 장마철 침수 피해와 토양 유실 피해가 늘고 있어서다. 그중에서도 토양 감염병을 막고 노지재배보다 생육 기간을 2~3주 줄일 수 있는 수경재배 기술을 확대 보급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더해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재배법이 개발됐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땅두릅 생산시설을 재사용하는 생강 수경재배 기술’이다. 도농기원에 따르면 동계 촉성 땅두릅 생산시설은 재배 기간인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만 사용한다. 이후 5~10월은 사용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유휴 기간 동안 시설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했고, 최근 토경재배에서 연작장해가 심해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는 생강을 활용 대상으로 정했다. 연구팀이 땅두릅 촉성재배 과정에서 흙을 덮을 때 쓰는 코코피트를 재활용해 토마토·수박·생강 등 여러 품목을 검토한 결과, 생강이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다.
생강은 호온성 채소여서 여름에도 시설재배가 가능하고, 뿌리가 얕게 뻗는 천근성 작물이라 수경재배에 잘 맞는다고 한다. 토마토 등 과채류보다 노동력이 적게 들고 병해충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또한 최근 생강 주산지의 연작장해로 재배가 어려워지고 유통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득원으로 유망한 점도 작용했다.
도농기원이 개발한 재배법은 4월경 땅두릅 촉성재배가 종료되면 땅두릅 종근을 제거하고, 미리 육묘하거나 싹을 틔운 생강 종강을 코코피트에 심어 재배하는 기술이다. 땅두릅 촉성재배 베드 안에 남아 있는 코코피트를 그대로 활용해 생강을 키우는데, 팰릿을 깔고 그 위에 코코피트를 담은 봉지나 플라스틱 상자를 올려 생강을 수경재배하는 방식이다.
재배법을 개발한 서현택 강원도농기원 원예연구과 주무관은 “땅두릅 촉성재배 시설을 재사용하기에 경제성이 높다”며 “별도의 시설이나 장치를 설치할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효율적인 양액 공급으로 생강 생육 기간이 연장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생강 품질 좋고 생산량 두 배 늘어
지난해 땅두릅 재배시설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생강을 수경재배한 결과, 10a당 4~5t을 수확했다. 기존 비가림 토경재배(10a당 2~2.5t)와 비교하면 수확량이 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강 연작재배지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토양 전염성 병해(뿌리썩음병)가 원천적으로 차단돼 토양병 발생도 없었다. 무병 우량 종강 생산이 가능함에 따라 시설 내 이어짓기도 가능해졌다.
이 방법으로 재배한 생강은 수확·선별 작업 또한 수월해 노동력이 절감됐다. 생강은 도매시장에서 원강(재배한 햇생강)·재강(원강 중 상품성이 낮은 생강)·구강(종자로 쓰인 생강)으로 구분해 거래되는데, 이 중 손상되지 않은 원물 그대로인 원강의 선호도와 가격이 가장 높다. 반면 수확 작업에서 손상된 재강은 수확·선별에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들고 시장가격도 낮다. 수경재배는 수확 직후 외관이 깨끗해 상품성이 가장 우수한 원강 생산에 유리하다.
지난해 현장 실증에 참여한 김영림 씨(70·강원 양구)는 “땅두릅 작기를 마치고 그 시설과 배지를 그대로 다시 써서 생강을 수경재배했는데, 수확해보니 생강에 흙이 묻지 않아 깨끗하고 특유의 붉은색 부분이 잘 보여 물 세척한 것만큼이나 외관 품질이 우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서울 가락시장에 시험 출하한 결과 기대보다 경매가격이 높게 나오고 상인들의 선호도가 높았다”면서 “올해도 땅두릅에 이어 생강을 재배할 계획으로, 기존 땅두릅만 재배할 때보다 면적당 소득이 50%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 주무관은 “생강 수경재배 기술 고도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수행 중”이라며 “올해는 양구·춘천·평창 등 대상을 넓혀 시범사업을 추진해 농가소득 향상을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김산들 | 사진 제공 강원도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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