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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소식 무굴착 땅속배수 과수원서도 효과

등록일
2025/04/29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수
37
무굴착 땅속배수 과수원서도 효과 이미지

“비가 한번 내리면 2∼3주는 물이 빠지지 않아서 나무가 죽는 일이 허다했는데 무굴착 땅속배수 기술을 활용하니 하루 만에 땅이 뽀송뽀송해지네요.”
23일 밀양의 한 사과밭에서 만난 유대은씨(44)는 과수원에 시공한 무굴착 땅속배수 기술의 탁월한 효과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22일) 밀양엔 비가 14.3㎜ 내렸다. 현장 관계자들이 곧바로 과수원 진입이 가능할까 반신반의한 배경이다. 하지만 오후 2시에 밟은 과수원 땅은 전혀 질척거리지 않았고 기분 좋게 푹신했다.
유씨 과수원은 전체 3만9667㎡(1만2000평) 규모다. 유씨는 올 3월 농촌진흥청·경남도농업기술원과 협력해 이중 992㎡(300평)에 이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기술이 투입된 곳에서는 이날 물웅덩이는커녕 진흙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나머지 밭은 물이 흥건해 한발짝 내딛기도 어려웠다.

유씨는 “분지 지형이어서 빗물이 과수원으로 모이는 경향이 있다”며 “비가 올 때마다 농작업이 어렵고 나무뿌리가 물에 잠겨 있다보니 고사목이 늘어나 자주 뽑아내야 했다”고 토로했다.
무굴착 땅속배수 기술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것으로, 땅을 따로 파지 않고 배수관과 소수재를 땅속에 동시에 묻는 방식이다. 소수재는 물빠짐을 원활하게 하는 것으로 모래·자갈·왕겨 등을 말한다. 무굴착 땅속배수 기술은 시공 과정이 상대적으로 간편해 비용이 적게 든다. 굴착기에 폭 10㎝의 리퍼(땅이나 암석을 파쇄하는 장비)를 달아 토양 내 돌을 제거하는 동시에 배수관을 50∼70㎝ 깊이로 매설하면 되기 때문이다. 시공비용은 1㏊당 2500만원으로 굴착식 기술(4200만원)의 60% 수준이다.

유씨 사례로 이 기술이 과수원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음이 최초로 입증됐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정병우 밭작물개발부장은 “23일 기준 무굴착 땅속배수 기술을 적용한 과수원의 토양습도는 30%였고 그렇지 않은 곳은 46%였다”면서 “과수원은 적기에 병해충 방제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물이 빠지지 않아 농작업을 제때 못해 발생한 피해와 습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의할 점도 있다. 고지연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스마트생산기술과장은 “트랙터로도 가능한 논과 달리 과수원은 토양 안에 돌이 많고 경사가 가팔라 굴착기만 활용할 수 있다”며 “특히 성목이 심긴 과수원에선 소형 굴착기를 사용해 나무가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선 반기는 분위기다. 진영민 경남도농기원 환경농업연구과 농업연구관은 “‘얼음골 사과’ 주산지인 밀양시 산내면 일대는 과거 논으로 사용하던 땅을 과수원으로 전환한 곳이 많은 데다, 산으로 둘러싸인 입지 특성상 과수원 땅속에 자갈이 많아 배수 시설을 설치하기 어렵다”면서 “이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폭우 등 이상기상에 대응해 사과 생산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과농가 박건희씨(64)는 “지난해 여름 과수원에 뿌릴 물이 부족했는데, 무굴착 땅속배수 기술로 배출된 물을 저장해뒀다가 재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공 비용을 지원해주면 적극적으로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밀양=조영창 기자 changsea@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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